조각난 시대, 깊이를 되찾는 시간
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희뿌연 안개가 하루의 문턱을 감싼 4월 첫날입니다. 아직 새벽 공기에는 겨울의 자락이 남아 살갗에 찬 기운이 스미지만, 이내 봄의 온기가 자리를 채워줄 것입니다. 습기가 가득한 날씨일수록 걸음을 천천히 하고 숨을 깊이 들이쉬면,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 기분이 듭니다. 구름 사이로 보이지 않는 태양처럼, 책 한 권을 묵직하게 읽으며 정신의 맑은 빛을 찾아보는 하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 오늘의 문장 〉
니컬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짧은 글들이 연결된 하이퍼텍스트는 조각처럼 파편화되어 있어서 하나의 글에 침잠하지 못하고 짧은 글을 점프하듯 옮겨 다닌다고 했다. 그는 얄팍한 읽기 습관을 구글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라고 단언했다. 파편화된 글을 읽으면 우리 뇌 구조 자체가 바뀐다고 경고했다.
─『핵심읽기 최소원칙』, 정경수
〈 하루 생각 〉
우리는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며 편리함을 얻었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사고를 잃어가고 있다. 짧은 글의 점프는 순간의 흥미를 채우지만, 내면의 성찰과 통찰을 방해한다. 주의가 분산된 지금, 우리는 끊어진 문장들 속에서 멈춰 서고, 단단히 생각의 뿌리를 내리는 시간을 더 붙잡아야 한다.
한 글귀를 천천히 음미하고, 그 문장이 내 마음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 오래 바라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흐릿한 날씨에도 생각이 선명해지는 오늘, 부디 따뜻하고 깊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